우리집 고양이 이야기~! 그리고 캣타워 만들기~!
방귀가 잦아야 응가가 나오듯이~ 무슨 일이 생기기 전에 어떠한 일이 터지기 전에 전조현상이라는 것이 있다. 이게 그냥 우연이 일치인지 그냥 지어낸 말인지 예전에는 몰랐었지만 지금은 알고 있다. 많이 살아보니 알겠더라 라는 말이 아니고, 마음공부를 하면 할수록 이게 보이더라. (세상엔 우연은 없다. 필연만 있을 뿐이다.) 암튼 이런 얘기를 왜 하냐면 얼마 전 우리 집에 고양이가 들어오게 된 이유를 설명하기 위해서다.
먼저, 지난여름 펜션에 놀러갔었는데 고양이가 있었다. 그것도 3마리씩이나 말이지~! 저녁만 되면 사람들이 주는 바비큐 고기 먹으러 오는 고양이가 아닌, 낮에도 마당에서 놀고, 사람과도 친숙하고 몸도 나름 깔끔한 고양이들이 말이지~! 펜션 가기 며칠 전에도 막내가 갑자기 고등어 무늬 고양이 키우자고 하던 적이 있었다. 하지만 집사람이 동물 털 알레르기가 있어서 키우질 못한다.
첫째인 누나도 알고, 막내도 알고, 나도 알고, 집사람도 안다. 키우지를 못한다는 걸~!
얼마나 키우고 싶으면 키우지 못하니 말이라도 그냥 키우자고 해보는것이다 라는 걸 알고 말하는 것이다.
위의 사진이 펜션의 고양이들이다. 순딩이들이고, 사람들과도 친숙하다. 자유롭게 놀고 있는 고양이들~! 왜 우리들 눈앞에 떡~하고 나타난 것이지?! 암튼 펜션 다음날, 집으로 오는 길에 카페도 들렀다. 갤러리 카페인데 한옥의 처마들이 멋들어지게 늘어져 있는 곳이다. 갤러리 다 둘러보고, 넓은 카페 다 둘러보고 커피를 마시려고 주문하는 찰나~!
한 옆에 의자 방석위에 떡~ 하니 낮잠을 한낱 즐기고 있는 막내가 말하는 고딩어 무늬의 고양이씨가~~ 있었다. 발견하고 나서 막내도 같이 한동안 고양이를 쪼물딱 쪼물딱 거리면서 한동안 있었다. 막내가 그렇게 원하는 고등어 무늬 고양이었다. 그리고, 집에 가려고 카페를 나와 주차장으로 가는 중에도 담을 넘어 우리 쪽으로 살금살금 걸어오는 것이다.
'허허 이놈이 마중을 나오는 것인가?'
그러다가 한동안 막내가 또 몇번 쓰다듬다가 마지막 인사를 하고 집으로 온 기억이 있다.
며칠 후~! 처남이 고양이를 키울테냐고 누나한테 혹시라도 물어본다. 당연히 안되지 알레르기 있는데~! 그래서 할 수 없이 처제네에서 한동안 키우기로 했단다. 처제네도 강아지를 키우고 있어서 둘이 잘 지낼지 의문이긴 했었지만, 고양이를 키운 적이 없어서 그게 잘 안되더란다. 그 와중에 첫째와 내가 그럼 우리 집에 놀러 올 때 고양이 한번 데리고 와보라고 했었다. 어떤 고양인지 보자고~!
처음 시루를 본 순간 시루한텐 미안하지만~ 설마 이런 무늬의 고양이일 줄인 줄 ㅋㅋ 꿈에도 몰랐다. 나도 그렇고 아이들도 그렇고 조금 싫어하는 무늬였다. 생후 8~9개월 정도 된듯하고 얼굴은 나름 준수하고 예쁘장하고 순딩이 인 듯했다. 나중에 알았지만 카오스 코숏이다. 카오스 종이 99프로가 암컷이라고 한다. 1프로의 수컷이 나온다고 쳐도 얼마 살지 못하는 운명이란다.
원래 처남이 가게를 운영하는데 두마리가 버려져 있었다고 했다. 한 마리는 올 흰색, 그리고 다른 한 마리는 데리고 온 카오스~! 둘 다 뒷다리를 다쳐서 거의 걷지도 못했다고 했는데, 흰고양이가 처남을 보면서 다리를 붙들고 눈물을 글썽이면서 야옹야옹거리더란다. (제발 나를 외면하지 말고 키워서 보살펴 달라는 식으로) 그래서 둘 다 동물병원에 데리고 갔더니 흰색 고양이는 수술해서 150여만 원정도의 비용이 든다고 했는데 옆에서 보던 캣맘이 자기가 키우겠다고 하면서 데리고 갔다고 했고, 나머지 카오스종은 조금만 치료하면 걸을 수 있다고 했었는데, 데리고 가는 사람이 없다고 했다. 아무래도 갓 구조한 고양이들이라서 어리고 털도 꾀제제할 것이고, 무늬도 선호하는 무늬도 아니라서 그럴 것 같은 짐작은 했다.
그래서 오고갈때 없는 카오스 고양이를 처제도 그렇고, 우리 아이들이 자꾸 키우고 싶다고 해서 키우게 된 것이긴 한데, 우선 더 확실하게 엄마가 알레르기 검사를 다 한 후에 생각해보자고 했는데, 검사 결과 다행히 1순위가 강아지 털 3단계였고, 2위가 집 진드기였고, 3위가 고양이 털이었는데 1단계 될락 말락 한 0단계~! 이 정도면 키울 수 있겠다 싶어 일단 2주 정도 두고 보면서 키우기로 했었다.
그전에 고양이 적응의 문제도 있고 해서 그전에 시루를 중성화 수술을 먼저 하고 나서 데리고 오기로 했다. 2주 정도 시간이 있기에 그전에 고양이에게 필요한 물품들을 구매하고, 캣타워는 직접 만들기로 했다. 목공이다. ㅋㅋ 예전에 쓰다 망가진 긴 의자를 분해해서 만들었다. 이 정도 만들기는 나에겐 기본이다. 아니~ 이제는 껌이다.ㅋㅋ
짠~! 캣타워 완성이다. 면끈을 사다가 칭칭 타이트하게 감았다. 하단 오른쪽에 세운 나무는 아파트 단지 화단에 가지 치고 남아 있던 뒹굴고 있는 나무를 가지고 와서 소독을 하고, 스크래치 면끈으로 칭칭 감았다. 다행히 우리 집에서 적응을 하고 바닥에서 캣타워 꼭대기까지 나무 타듯이 올라가서 잘 놀더라~!
암튼 시루가 우리집에 온 지~ 2달이 지났고, 이제는 완벽 적응을 했다. 고양이는 영역의 동물이다. 호기심 많고 똑똑한 고양이라면 단 이삼일 만에 적응 하기도 하지만, 시루는 길에 버려졌던 아이였기 때문에, 주변 경계를 많이 한 편이었다. 더군다나 지금은 병원에서 치료를 해서 완치를 했지만, 길에서 버려져서 다쳤던 아이였기 때문에 트라우마가 상당히 남아있었으리라고 짐작이 간다. 지금은 다행히 경계는 정말 많이 풀렸고, 만지는 것 또한 시루 기분에 따라 허락해줄 때도 있고, 안 해줄 때도 있지만 그래도 처음에는 깨물고 할퀴기를 아프게 했다면, 요즘은 깨무는 시늉과 발톱 없는 냥 펀치만 날리는 정도다. 이런 면에서는 다행이긴 하다.
하지만, 다른 문제가 있다. 집사람은 고양이를 그리 좋아하는 편이 아닌데다가 알레르기가 슬금슬금 올라온다는 것~! 재채기에, 피곤한 날엔 눈까지 붉어진다. 고양이가 구석구석 돌아다녀서 집 진드기를 달고 와서 알레르기가 올라오는 건지, 순전히 고양이 침이 묻은 털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분명히 올라오긴 한다. 알레르기 검사에도 숫자 1차이로 0단계에서 1단계로 넘어가기 직전인걸 보면 아예 없는 건 아닌 듯하다. 그래서 이것이 현재 숙제다.
집사람은 안되겠다고 하고, 첫째는 죽어도 못 보내겠다고 하고 과연 어째 해야 할까?
추가 : 그때 마눌림의 알레르기는 고양이털 알레르기가 아니었다. 다른 알레르기 였고, 지금은 시루에 대한 알레르기가 전혀 없다. 2024년 12월 현재까지 같이 잘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