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사전엔 뼈가 부러지는 골절은 없었다. 여태까지 그랬다. 어릴 적 중학교 시절 자전거 타다가 넘어져 앞으로 슬라이딩해서 왼쪽 엄지손가락 쪽이 심하게 타박이 있긴 했지만 뼈에는 이상이 없었다. 아무래도 아직 커가는 중이다 보니 뼈가 유연해서 그런 듯싶었다. 그래도 뼈 관련 부상은 낫기까지 상당히 시일이 걸리기도 한다. 그래서 항상 조심해야 한다.

암튼, 최근에 나도 나이도 먹고 40대 중후반을 넘어가는 시점이라 나에게도 퍽퍽한 뼈가 부러지는 시기가 왔다. 얼마전에 회사에서 책상 철제 다리에 심하게 부딪힌 적이 있었다. 예전 20대나 30대의 젊었을 때 그 정도 부딪힌 경우엔 그냥 좀 아프다가 말았었는데, 이번에도 그 정도로 아프고 괜찮겠지 하고 생각한 것도 잠시.. 

잠깐 시간을 내어 의자에 앉아서 양말을 살살 벗겨 보아 확인을 해보았다.

오른쪽 세번째 발가락 약간 붉게 변했다. 어라~ 조금 붉네~ 뭐 약간 타박상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가 걸을 때 약간 움찔움찔 아프다가 뭐 그래도 괜찮아지겠지 했다. 그러다 퇴근 후 집에 가서 양말을 벗겨보았다.

흠... 검붉게 변해 있었다. 나의 소중한 발가락이~!

확실히 이번에는 뭔가 뼈에 이상이 있다는 직감이... 금이 가든 골절이 되든 검고 붉게 변한 거는 확실히 뼈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 어쨌든 병원에 가서 X레이라도 한번 찍어봐야겠다 라고 생각했는데 다행히 내일이 토요일이라 병원에 가보기로 했다.

나의 왼발이 아닌 나의 오른발 엑스레이

오른쪽 엑스레이에는 정상처럼 별 표시가 안나는데, 왼쪽측면에서 찍었을대는 의사 말씀이 화살표 부분이 골절되었다고 한다. 일반인인 내가 봐도 딱 티가 난다.

발가락 관절부분 인대와 그 아래 뼈와 같이 약간 떨어져 나가 골절이 되었다고 한다. 일단 골절이 되었으니 이상태로 굳어 버리면 위로 잘 젖혀지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서 뒤에 큰 종합병원이 있으니 진료의뢰서를 작성해 줄 테니 가서 핀을 박아 수술을 하라는 것이었다. 단, 수술을 안 해도 크게 문제가 없다는 말도 덧붙였다.

병원에서 작성해준 진료의뢰서 및 상병명

위의 진료의뢰서를 받고, 약 처방도 받고 그렇게 걷는 데는 그렇게 지장이 없었기에 그렇게 병원에서 나왔다.

아 ~ 치료실에서 배려심이 많게도 간호사분이 깁스 신발을 하라길래 혹시 차 가지고 오셨냐고~ 그렇다고 하니 그러면 조심히 살살 운전하고, 집에가서 착용하고, 웬만하면 움직이면 안된다기에 챙겨만 왔다. 

암튼 집에 와서 저런 식으로 실내에서는 저렇게 하고 있기로 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어차피 나야 걷는 데는 지장이 없어서 걸리적거려서 바로 떼어 버렸다. 우쨋든 월요일 회사에 오전 반차를 내고 동네 큰 병원에 갈 생각이긴 했는데, 순간 나의 마음속에서 반대를 한다. 의사의 말에도 걷는데 지장이 없고 이렇게 굳어도 저 뼈 부근 자체가 잘 쓰지 않기에 실생활에 아무런 지장이 없다고도 했고, 굳이 칼은 아니겠지만 핀을 박아 반깁스를 해야 하나 등의 의구심이 들기도 했다.

그래서 결론, 일단 월요일까지 생활해보고 영~ 아프거나 불편하다면 수술하고, 괜찮다면 안 하기로 했다. 나 자체도 몸에 칼을 대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리고 발가락에 핀을 꽂아 수술을 하게 되면 저 위의 이미지처럼 깁스 신발을 신고 회사에 출근을 해야 하는데, 것도 만만하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누가 차로 나를 회사까지 데려다주면야 좋겠지만, 현실은 내가 가장이기 때문에 그렇지 못하다. 또한 저런 모양새로 4주 동안 저렇게 하고 다닐 자신 또한 없었다.

결국 그렇게 치명적인 골절이 아니었기 때문에 완전한 골절이 아닌 뼈가 조금 떨어져 나간 골절이었기 때문에, 수술은 하지 않는 걸로 결론지었다.

다행하게도 지금은 한 1주가 조금 넘었는데 검붉은 색깔도 거의 다 없어지고, 걷는데 전혀 지장이 없고, 살짝 만져도 아픈 느낌도 별로 없다. 정말 다행이다 라고 하지 아니할 수가 없다.

이제는 나이도 먹어가고 한가정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기 때문에 정말 마음가짐 못지않게 몸도 정말로 조심해야겠다고 다짐한다.

우리 아저씨들이여~! 정말 몸조심 마음 조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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